같은 날 같은 은행에서 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두 사람의 금리가 다르다. 왜 그런걸까? 그 달 공시된 코픽스는 숫자 하나뿐이라 둘 다 똑같다. 다른 건 뒤에 붙는 가산금리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정하는 유일한 구간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서 만든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집계해 공시하는 값이라 은행이 손댈 수 없지만,
가산금리는 다르다. 은행이 직접 정한다.
은행연합회 모범규준에 항목이 정해져 있다. 이름은 어려운데 뜻은 별거 아니다.
| 항목 | 내용 | 깎을 수 있나 |
|---|---|---|
| 신용프리미엄 | 내가 못 갚을 확률. 신용점수와 담보가 반영된다 | 아니오 |
| 업무원가 | 대출 한 건 처리하는 인건비와 전산 비용 | 아니오 |
| 자본비용 | 손실에 대비해 쌓아둘 돈의 기회비용 | 아니오 |
| 법적비용 | 보증기관 출연금처럼 법으로 내야 하는 몫 | 아니오 |
| 리스크·유동성 프리미엄 | 은행이 돈을 조달하며 붙는 비용 | 아니오 |
| 기대이익률 | 은행이 남기려는 마진 | 예 |
| 가감조정 전결금리 | 본점이나 지점장 재량으로 깎아주는 몫 | 예 |
여덟 개 중에 은행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마지막 둘뿐이다. 나머지는 돈을 빌려주는 데 실제로 드는 값이라 은행도 어쩌지 못한다.
법적비용은 2주 전에 바뀌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은 대출금리에 못 붙이고, 보증기금 출연금도 절반까지만 반영된다. 그날 이후 새로 받거나 갱신하는 대출부터다.
0.3%가 월 7만 5천원
은행마다 얼마나 다를까. 이 값이 0.3%만 벌어져도 3억 원 변동금리 대출이면 연 90만원 차이다. 월 7만 5천원이다.
창구 세 곳을 도는 값으로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발품을 팔 필요도 없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은행별 가계대출 금리가 비교 공시된다. 기준금리가 얼마고 얼마나 붙였는지 나눠서 나온다. 다만 이건 신용평가회사 점수 구간별 평균이고, 은행이 실제로 쓰는 자체 신용평점과는 다르다. 내가 받을 금리와 똑같지 않다.
우대금리도 같이 봐야 한다. 급여이체나 카드 실적으로 깎아주는 부분인데, 많이 붙이고 우대를 크게 주는 은행과 그 반대인 은행이 있다. 최종 금리로 비교해야 의미가 있다.
내 신용은 그대로인데 금리가 오를 때
기대이익률과 가감조정은 은행 사정으로 움직인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조이라고 하면 은행은 대출을 줄여야 하는데, 창구에서 사람을 돌려보내는 것보다 금리를 올려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게 쉽다.
내 신용점수가 그대로여도 이 값은 오른다. 나라 사정이 바뀐 것이지 내가 위험해진 게 아니다.
2026년 7월부터는 가산금리를 올려 신규 대출금리가 은행 내규 이상으로 움직이면, 적용 전에 조정 폭과 적용일을 홈페이지에 미리 알리도록 모범규준이 바뀌었다. 어느 날 갑자기 오르는 일은 줄어든다.
가산금리는 흥정이 되는 구간이다
코픽스는 나라 전체가 같은 숫자를 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면 이건 은행이 정하는 값이라 여지가 있다. 주거래 실적을 몰아주면 우대금리로 돌아온다. 취업이나 승진, 소득 증가처럼 내 신용상태가 실제로 좋아졌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쓸 수 있다. 2018년에 법제화된 권리다.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금리 산정내역서를 준다.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각각 나눠 적게 돼 있다. 그 종이를 받아서 숫자를 뜯어보면 어디를 흥정해야 하는지 보인다. 2019년부터 은행이 먼저 줘야 하는 서류다. 그냥 넘어가면 달라고 요청해서 확인해 보자.